충북 가볼만한곳, 숨은 매력 찾아 떠나는 청주 여행 2탄
충북 가볼만한곳, 숨은 매력 찾아 떠나는 청주 여행 2탄
  • 신수지 에디터
  • 승인 2020.02.21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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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1시간 반 낭만 청주 1탄 먼저 보기 (클릭)

 

햇살 가득한 도심 속 힐링 공간, 
충북문화관 문화의 집

아침 일찍 부지런을 떨며 얕은 언덕 위를 올랐다. 잔잔히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에 몽글몽글한 설렘이 스민다. 도심 속에 고즈넉히 자리 잡은 문화 공간, 충북문화관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청주 충북문화관은 1939년 건립된 충북도지사 구 관사(등록문화재 353호)를 도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 충북 가볼만한곳이다.

문화관 내에 위치한 문화의 집에서는 옥천군 정지용, 보은군 오장환, 진천군 조명희 등 충북 각 지역 대표 문인들의 문학적 자취를 회고해볼 수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건물의 내외부인데, 일식과 고전 서구 건축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건축 양식이 보전되어 있다. 

문인들의 삶을 마음에 담고 구관사의 71년 역사가 담긴 아카이브까지 보고 나면, 이런 건축 양식을 직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이 등장한다. 다다미 구조를 살린 북카페다. 북카페로 들어가는 나무 복도에서는 삐걱 삐걱 소리가 난다. 그 소리를 연주 삼아 걸으며 겨울 햇살을 만끽했다. 숨결은 쌀쌀한데 몸은 햇살에 파묻혀 따스해지는 기분이다. 조금 더 머무르고 싶지만, 복도에만 있을 수는 없지. 게으른 몸을 움직여 미닫이문을 열어본다. 아담한 탁자들이 놓인 방 한 켠에 정지용, 신채호, 이상 관련 책들이 꽂혀있다. 정지용의 시집 한 권을 골라들고 잠시 자리에 앉는다. 풍요로운 아침이다.

 

즐겁고 포근한 이곳, 
숲속갤러리 & 야외정원

충북 가볼만한곳, 숲속갤러리는 문화의 집에 이웃해 있는 아담한 전시관이다. 2층 규모로 공간이 크지는 않지만, 의외로 볼거리가 다양하다. 이날은 청년예술가들의 재기 발랄한 작품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전시는 야외 정원으로 이어진다. 마침 올해 6월까지 진행될 '야외정원 조각 프로젝트 休(휴)' 기획전이 열리고 있던 참이다. 이 또한 청년예술가들의 작품인데, 누구나 이해하고 즐기며 쉴 수 있도록 앉을 수도, 만질 수도 있는 조각들로 구성됐다.

토끼 귀를 한 아이가 달을 따러 사다리에 오르는 듯한 <한여름 밤(이무겸)>과 귀여운 사슴 조각들로 구성된 <가족 나들이(임대성)>, 문화관 건물 앞에 놓인<녹색 벤치에서(정우미)> 등 그 자리에 있음이 어색하지 않은 작품들을 하나 둘 살펴본다. 그러다 주변의 나무들에도 시선이 다다른다. 나무들이 알록달록한 옷을 입어 한결 포근해 보인다. '그래피티 니팅(Graffiti Knitting)'이라 불리는 것인데, 나무나 기둥 같은 구조물에 뜨개 옷을 씌우는 친환경 거리 예술이다. 추운 겨울, 앙상해진 나무에 옷을 입히던 이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 마음을 알 것도 같다. 문화관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지금 상상한 그 마음을 닮았다.

TIP. 충북문화관은 야외공연장도 갖추고 있다. 야외공연장을 포함한 문화관 곳곳에서 종종 문화예술행사가 열리니, 홈페이지를 참조해보자.

충북문화관
I 평일 10:00~19:00, 주말 10:00~18:00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 추석 휴무)
I * 동절기(11~2월) 근무시간 변경: 평일 09:00~18:00 주말 09:00~17:00
I 충북 청주시 상당구 대성로 122번길 67

 

동서양의 멋스러운 조화, 
청주성공회성당

충북문화관에서 차로 3분, 걸어서 10분쯤 걸리는 곳에 충북 가볼만한곳으로 추천하는 청주성공회성당(충북 유형문화재 제149호)이 있다. 1935년 세실 쿠퍼(Cecil Cooper) 주교에 의해 건립된 유서 깊은 성당이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이곳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독특한 외양. 성당이라고 하면 흔히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서양식 건물을 떠올리지만, 청주성공회성당은 한국의 전통 건축양식과 서구 로마네스크 양식(바실리카성당 양식)이 교묘하게 섞여있는 모습이다. 기와지붕을 보면 한옥 같다가도, 벽돌과 아치형 창문을 보면 서양식 건물을 마주한 둣 하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이 각자 튕겨 나오지 않고, 멋스럽고 우아하게 어우러진다. 전체적인 공간 구성은 정면 4칸 측면 8칸으로, 한옥의 구조를 따른다.

성당 주변에는 작은 정원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표현한 조각들이 있다. 조각들을 유심히 살펴보다가 포토존 안내판을 발견했다. 성당 창가에 기대어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사진을 찍으란다. 솔깃했지만, 성당에서 풍겨 나오는 엄숙함에 몸이 절로 떨어져 나온다. 손대지 않고 아름다운 외관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외관을 둘러봤으니 이제 내부를 볼 차례. 조심스레 문을 열자 영화 속에서나 볼 것 같은 장면이 펼쳐진다. 금색 십자가를 기준으로 양옆에는 나무로 된 내부 기둥이 있고, 아치형 창문으로 햇살이 환하게 스며들어온다. 햇살을 머금은 목재의 느낌은 역시나 따스하다. 벽면에는 1935년 축성식 때 신자들이 모여 찍은 사진과 1938년에 만든 세례대 사진이 걸려있다. 성당 뒤쪽에 놓인 세례대가 사진 속 그것인듯하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이곳에서, 성공회 신자는 아니지만 가만히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청주성공회성당 (대한성공회 정주수동교회)
I 주일, 화~토 07:00~18:00 개방 (개방시간 외 출입금지)
I 충북 청주시 상당구 교동로47번길 33

 

수장고를 엿보는 특별한 경험,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우리나라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 '5층짜리 옛 담배공장을 리모델링한 곳.'

호기심이 샘솟는 타이틀이다. 이 두 가지 타이틀의 주인공인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동부창고를 마주하고 있다. 동부창고를 방문한 날 함께 보는 게 가장 효율적인 동선이었겠지만, 조금 더 여유롭게 관람하고 싶어 둘째 날 찾았다.

백스테이지 투어를 하듯, 관람객들은 이곳 수장고에 들어가 미술관의 수집 활동을 체험하게 된다. 방대한 양의 작품들을 감상하는 것뿐 아니라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미술관의 기능까지 알 수 있어 흥미롭다. 백남준의 <데카르트>와 키키 스미스의 <여인과 양> 등이 대표적인 소장품으로 꼽힌다. 시간을 잘 맞춰 가면, 보이는 보존과학실에서 작품을 수복하는 모습도 지켜볼 수 있다. 4층에는 기증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한 특별수장고가 있는데, 예약제로 운영된다. 다만 지금은 시범운영 기간이라, 특별수장고 입구에서 제한 인원 내에만 들면 입장이 가능하다. 안내에 따라 슬리퍼를 신고 입장하니, 비밀의 공간에 들어선 기분이다. 별다른 장식 없이 놓여있는 작품들이 더욱 빛나 보였던 것도 아마 그 때문이리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I 10:00~18:00(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 추석 당일 휴무)
I 관람료: 무료(관람 종료 1시간 전까지 발권)
I 충북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 314

이번 여행의 테마를 ‘변화’와 ‘조화’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옛 것이 새로운 의미를 얻어 개방되고, 서로 다른 것들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광경이 풍요로운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뜨끈한 온천, 눈 오는 풍경 없이도 충분히 매력적인 여정이었다. 당일치기도 가능한 청주지만, 1박 2일로 여유롭게 일정을 잡은 건 잘한 일이었지 싶다. 이제 다시 일상을 살다가 다른 곳으로 떠날 계획을 세워야지. 잘 몰랐던 곳, 또 다른 장소를 만날 생각에 설레는 오늘이다.

 

‘내가 몰랐던 청주, 감성 여행 일지’ 끝.

사진: 에디터 소장 사진

내일뭐하지 신수지 에디터 webmaster@naeilmohaj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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