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가볼만한곳 뉴트로 어촌 감성 스팟 1편 (한섬해변, 어달항, 맛집, 카페, 숙소)
#동해가볼만한곳 뉴트로 어촌 감성 스팟 1편 (한섬해변, 어달항, 맛집, 카페, 숙소)
  • 전지은 에디터
  • 승인 2020.01.21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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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시를 좋아한다. 도시를 바느질하듯 걷는 걸 좋아한다. 그것도 바느질했던 곳, 다시 가서 박는 박음질을 좋아한다. 동해에서는 예쁜 컵 받침 하나를 만들고 온 듯하다. 뉴트로 바다 감성의 천에 마음 내키는 대로 한 땀 한 땀. 여행은 끝났으나 컵 받침이 있어 여행을 복기할 수 있달까. 머릿속의 컵 받침을 꺼내 블루 레모네이드 같은 동해를 올려 본다. 

 

1# 새해, 동해 가는 길

12월과 1월은 이상한 달이다. 몇 날, 몇 시간, 몇 초를 두고 절망과 희망이 교차한다. 한 해가 또 끝났다는, 또 뭘 했나 싶은 절망과 한 해가 다시 시작한다는, 다시 뭘 해볼까 싶은 희망이 공존하는 게 아인슈페너 같다. 쓰고 달다.

1월 1일 아침 7시, 일출을 포기하고 잠을 택했다. 걸어서 5분이면 일출을 볼 수 있는 동네다. 새로운 바람을 기다리며 동해에 갈 것이므로, 체력을 조금 더 비축해두기로 한다.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의 장거리 운전은 거리가 쉽게 줄지 않아 지루하다. 동쪽 바다를 끼고 위로 쭉 올라가는 코스지만 바다는 보이는가 싶으면 사라진다.

내비게이션이 샛길을 알려줘 차를 세우고 바다 사진을 찍는다. 감질나게 보는 바다를 곧 하염없이 볼 수 있으리라. 매일 바다를 보며 살지만, 세상에 같은 바다는 없으므로 설레고 설렌다. 

 

2# 1월 1일의 게으름; 서호책방

서점이 생기기 전부터 SNS를 통해 알던 곳이었다. 이곳만큼은 가리라, 벼르고 있었고 빨간 날이어서 미리 전화까지 해봤다. 궁금한 바다를 꾹꾹 누르고 #동해가볼만한곳 서호책방부터 간다. 새해 첫날에 서점 방문, 멋진 계획이다.

나무나무한 편안함에 틱톡틱톡 괘종시계가 지나가는 소리가 스민다. 요즘 가장 많이 걸리는 단어, 시간이다. 어영부영 아깝게 보내버린 12월이 생각난다. 1월은 그러지 말아야지.

모카포트에 나온 커피를 바닐라빈 시럽이 든 머그잔에 따른다. 특별하게 마시는 바닐라라떼는 엄청 맛있고, 진득한 향의 시나몬 애플케이크는 행복하게 맛있다. 서호책방 스티커가 붙은 책 중에서 한 권을 고른다. 판매하는 책과 편히 보는 책이 함께 있는 책방이다.

펼친 책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게으른 자를 위한 변명》이다. 새해부터 게으르고 싶은 건가, 설마. 베짱이를 꿈꾸는 개미다. 몇 장 안 읽었는데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이 많다. 이 사람 누구지. 찾아보니 《보물섬》과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썼다. 이제 이 사람을 몰랐다는 게 신기해진다.
진한 핫초코 향이 흐르는 오후 6시 45분. 작년(바로 어제)에 읽은 마이클 커닝햄의 《디 아워스》 문장이 생각난다. “그래도 그 시간들the hours은 남아 있어, 그렇지 않아?”
새해의 시간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아주 멋진 첫날이다. 오늘에 어울리는 《댈러웨이 부인》을 사고 책방을 나온다. 

서호책방
|  강원 동해시 청운로 84/ 033-521-0491
|  매일 11:00-21:00 / 휴무 없음
|  모카포트 바닐라라떼 5,000원/ 아메리카노 4,000원/ 어린이 사과주스 3,000원
http://instagram.com/seohobooks 

 

3# 1월 2일의 일출; 한섬해변

전날 밤, 일출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일어나서 10분 만에 준비하고 나간다. 호텔 직원에게 물으니 아예 프린트한 종이를 준다. 신년 해돋이를 위해 마련해둔 것이리라. 일출 시각 7시 40분, 급히 걷다가 뛴다. 간신히 다 뜨기 전에 해를 잡는다. 쑹덩, 해가 떠오른다.

2020년의 두 번째로 새로운 해는 첫 번째가 아니어서 부산스럽지 않고 겸허하다. 말없이 빛나는 아침을 몸 어딘가에 담는다. 

그새 바다에 해의 길이 생겼다. 2020년은 해의 길처럼 출렁여도 반짝반짝하기를, 방향을 잃지 않기를. 새해 다짐이 흐트러질 즈음엔 해돋이를 해야겠다. 1월 1일의 해돋이만 특별한 게 아니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렛 오하라도 말하지 않았는가,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고. 

한섬해변
|  한섬은 육지와 완전히 분리되지는 않았지만, 바다 쪽으로 튀어나와 있는 형세가 마치 섬처럼 느껴진다. 울창한 송림과 기암괴석, 좁다란 백사장이 함께하는 해변이다. 규모가 작아 한눈에 해변의 끝과 끝이 보이는 #동해가볼만한곳 한섬해변은 한적하고 조용해 여유 있게 바다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부근의 천곡항부터 묵호등대까지 20~30분 걷는 도보 코스도 있다.

 

4# like a sea breeze; 어달항

대학교 입학 전까지 ‘동해시’를 몰랐다. 동쪽 바다를 뜻하는 동해만 있는 줄 알았다. 신입생 소개를 하는데 동기 남자애가 동해에서 왔다고 했다. 친구들 대부분의 고향이 강원도였으므로 남해에서 온 친구는 없다고 농담했다가 식겁했다. 침 튀기며 동해를 모르냐면서, 그 유명한 망상 해수욕장을 모르냐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면서 흥분하는 친구를 보며 고향이 그렇게 사랑스러운 것인가 반문했더랬다. 동해에 오니 알겠다.

어달항. 종달새가 연상되는, 어촌 마을 느낌의 예쁜 이름이다. 레몬처럼 청량한 바다가 지저귀는 소리가 기분 좋다. 1년이 어달 같기를. Like a sea breeze, like a pink lemonade.

어달항
|  1984년부터 항구로 개발되어 현재 70여 척의 어선이 입출항하는 아담한 항구이다. 낚시 명소인 어달항에서는 통통배를 이용한 바다낚시는 물론 방파제에서도 낚시를 즐길 수 있다. 항구 양 끝에 있는 등대까지 방파제를 따라 산책하기에도 좋다. #동해가볼만한곳 묵호항 인근을 시작으로 어달해변, 대진해변, 노봉해변, 망상해변으로 이어지는 해변순환도로는 해안드라이브 코스로 동해안과 천혜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어 ‘일출로’라는 도로명이 붙었다. 자전거도로도 있어 레저활동지로 유명하다.

 

5# 밤 같은 저녁의 랑데부; 카페 어쩌다어달

“어디서 볼까. 너희 집 근처에서 볼까?”
“동해는 어디든 가까워. 차 끌고 갈 거야. 너 숙소 어딘데?”
“아, 그래? 여기 어달항 근처야.”
“거기 예쁜 카페 많아. 어쩌다어달에서 볼래?”

오랜 벗을 만나기로 했다. 끝으로 본 게 언제였더라. 누구 결혼식이었나. 아, 얘 결혼식이었나? 최소 6년 전이다. 무리해서라도 아이 둘 워킹맘을 만나야겠구나. 6년은 너무하다. 숙소에서 가까워 걸어간다. 7시밖에 안 됐는데 길에 사람이 없다. 어달항만 있다. 불 켜진 집이 정겨울 정도다. 지금 여기는 몇 년대일까.

이 카페도 문 닫으려고 했었나 보다. 밤이 일찍 찾아오는 조용한 바닷마을이다. 낮에 오면 뷰가 장난 아니라며 친구는 안타까워하지만 단정한 밤의 오션뷰도 좋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먹먹한 가운데 친구의 (복직하면서 뽑은) 흰색 차가 보인다. 30cm 눈앞에는 소지섭의 뒷모습이, 정확히는 드라마 장면이 담긴 액자가 보인다. 우리 둘의 뒷모습은 로맨스 드라마처럼 예쁘지는 않아도 생의 드라마처럼 안녕하겠지. 애 둘 저녁을 먹이고 나온, 몇 년 만에 보는 벗이 사주는 석류 레몬티는 다정한 겨울밤에 어울리는 메뉴.

어쩌다어달
|  강원 동해시 일출로 309/ 010-2702-3090
|  카페 & 펜션 http://eodalps.co.kr
|  석류 레몬티 4,900원/ 아메리카노 3,500원

 

6# 뉴트로 감성 식당; 호재퀴진

친구가 알려준 맛집은 근처에 없고, 나는 게으름이 발동해 가까이에서 저녁 먹을 곳을 찾기로 한다. 숙소에서 추천받은 생선구이 집이 목표다. 조금 걸으니 횟집이 즐비하다. 빨갛고 파란 간판들 사이에서 어울리지 않는 하나가 눈에 띈다. 횟집 아니고 퀴진? 여행자의 더듬이에 걸린다. 메뉴판에 비프 부르기뇽과 나시고랭과 파스타와 초밥이 있다. 국적 불명의 감성 넘치는 레스토랑이다.

영화 “줄리&줄리아”가 생각나 비프 부르기뇽에 도전한다. 다행으로 내가 만드는 건 아니다. 샐러드가 먼저 나오고 이름도 처음 듣는 브루스케타와 연어 타다끼초밥이 나온다. 와인 잔을 굴리며 영화 얘기를 하다 한 모금 마시는 데이트의 정석을 상상한다. 줄리아 남편 폴이 이 말도 했어. You are the butter to my bread and breath to my life.

현실은, 접시를 말끔히 비운 채 다음 요리만 기다리는 내 남편이다. 씁쓸함을 명란 오일파스타의 짭조름으로 달랜다. 심심하고 싱싱한 오이피클과 환상의 조합이다. 명란 오일파스타가 뭘 좀 아는 세련된 남자라면 비프 부르기뇽은 수더분하고 착한 남자다. 뉴트로 감성의 어촌에서 나는 음식과 데이트를 한다. 

​​​​​​​호재퀴진 HOJAE CUISINE
|  강원 동해시 일출로 151/ 070-7557-7293
|  매일 11:30-21:00/ break time 15:00-17:00/ last order 20:00
|  명란 오일파스타 16,000원/ 비프 부르기뇽 18,000원
|  모든 메뉴에 샐러드, 브루스케타, 연어 타다끼 초밥, 칼라만시 아이스티 제공

7# vivid winter; 마젠타

이렇게 예쁜 주방에서는 채소나 생선 대신 책을 요리해야 한다. 고민이 많거나 지쳤거나 바닥일 때 여기 자기만의 방에 와 작은 책상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글을 읽으면, 일기 쓰다 바다를 보면, 카페의 향을 맡으며 쿠바의 어디쯤 있는 느낌을 받으면, 고민도 다 예뻐질 것 같다. 늦은 밤, 눈으로 진한 커피를 마시며 책 한 권. 때로 여행자의 방은 여행 그 자체가 되기도 한다. 

조금 늦은 아침, 머리를 깨우기 위해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어제 일찍 문 닫아 죄송하다며 메밀로 만든 커피 쿠키도 주신다. 쿠키에 마음이 해제된 어른이는 용기를 내어 방의 가구를 묻는다. 당연히 남편분의 이름일 줄 알았는데 가구디자이너의 이름이었다. 남편은 전혀 상관없는 회사원이라는 말에 쿠바에서 동해로, 제정신은 돌아온다. 정신 차렸으니 장에 가야겠다. 국내 여행에서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시장 구경이다. 오늘은 3일, 북평 오일장서는 날이다. 그곳에서는 몇 년대의 풍경을 마주할까.

 

마젠타 magenta
|  강원 동해시 일출로 181/ 033-535-7878
|  2인실 80,000원(주중)부터 / 침대방, 온돌방, 2인실, 가족실
|  1층 카페에서 커피, 맥주, 와인을 즐길 수 있다 
http://instagram.com/magenta_hotel

 

8# 못다 이룬 ‘동해시 위시 리스트’

_단순한 진심에서 숙박하며 북바인딩: 쉼이 필요할 때 재도전
_서호책방 가서 바닐라라떼와 책: 진득하게 오래 있기
_망상 해수욕장에서 즐거운 망상: 끝내 망상에 못 가봄
_망상해뜰책뜰도서관 산책: 나를 아는 지인의 추천
_추암 촛대바위: 여길 안 갔냐는 핀잔을 들음
_맛집 투어: 재료 마감, 오후 3시에 문 닫음, 과식

강원도 동해시

|  KTX 강릉선이 연장되어 정동진, 묵호, 동해까지 간다. 2월에 개통되면 2시간 만에 서울(청량리, 상봉)에서 동해까지 갈 수 있다. 여행자가 둘러볼 스폿이 모여있어 도보 여행도 가능하고, 대도시가 아니어서 어디로 이동해도 부담이 적다. 동해시청 홈페이지의 지도나 코스를 보고 원하는 여행 콘셉트에 맞게 루트를 짜면 된다. 동해에서는 아무것도 안 해도 좋고, 아무거나 해도 좋다. 레트로와 뉴트로 감성 충만한 동해는 2020년에 강력추천하는 여행지.
|  동해시청 http://www.dh.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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