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당일치기 여행, 하루만에 끝내는 대전 코스 1편
국내 당일치기 여행, 하루만에 끝내는 대전 코스 1편
  • 박은하 여행작가
  • 승인 2019.10.25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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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여행 같이 갈래?

대전에 뭐 볼 게 있어?
그럼~ 볼 게 많지.

친한 친구에게 대전 여행을 가자고 했다. 친구는 대전이 ‘노잼도시’ 아니냐며 인터넷에 돌고 있는 이미지 한 장을 보내왔다. 전문용어로 짤이라고 하지. 모든 대전 여행은 성심당으로 귀결된다는 재밌는 이미지였다. 빵집 말고는 유명한 곳이 없다는 것을 비유하는 그림이기도 했다. 

며칠 후, 친구와 함께 대전으로 향했다. 대전은 더 이상 노잼도시가 아니라는 걸 제대로 보여줘야겠다는 야심 찬 마음으로 여행코스를 짰다. 서울에서 대전까지 고속열차를 타고 1시간. 이 정도면 대전이 그리 먼 도시는 아니지 싶다. 대전의 지명은 큰‘대’, 밭‘전’ 자를 쓴다. 예로부터 한밭이라고도 불리던 곳이다. 한밭은 ‘큰 밭’, ‘넓은 밭’ 을 뜻한다. 대전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은행동과 대흥동 일대의 원도심을 먼저 구경하고, 외곽으로 나가볼 계획이다.

 

01. 대전 중앙시장

대전역 출구로 나가면 대전 중앙시장이 이어진다. 중앙시장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전 최고의 시장이다. 1905년에 형성되어 오늘날까지 중부권 최대규모 전통시장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점포 2,300개, 노점 250개, 시장 아케이드만 1km가 넘는 규모다. 도매시장, 한복 시장, 그릇 시장, 먹자골목, 홈인테리어 등 단위별로 특화된 시장이 모여 있는데 시장 곳곳을 기웃거리다 보면 1-2시간쯤은 훌쩍 지나가 있다. 떡볶이, 만두, 순대, 치킨, 호떡 등 맛있는 음식이 침샘을 자극한다. 

그중에서 우리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왔던 청년몰을 찾았다. 대전 중앙시장 안쪽까지 쭉 들어가면 메가프라자 3층에 청년구단이 있다. 이름 그대로 청년들이 운영하고 있는 식당이 여럿 모여있다. 푸드코트 형식으로 되어 있어 취향에 따라 먹고 싶은 음식을 선택하면 된다.

생연어 덮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연어와 밥이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구나! 윤기 가득한 비주얼부터 입맛을 자극하는 소스까지 만족스러운 한 끼 식사였다. 

 

02.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

중앙시장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가 있다. ‘으능정이’라는 지명은 은행나무 정자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서울에 명동, 대구에 동성로가 있다면 대전에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가 있다. 

골목마다 유명 브랜드 매장과 식당, 카페 등이 즐비하다. 대전의 명물로 손꼽히는 빵집, 성심당 본점도 이곳에 있다. 성심당은 1956년 작은 찐빵집으로 시작해 지금은 전국 3대 빵집으로 손꼽힌다. 본점 주변으로 케익류를 전문으로 파는 가게와 전병 등 한국식 디저트를 파는 가게가 모여있다. 먹음직스러운 모양을 뽐내는 빵 앞에서니 절로 미소가 번졌다. 밥 배 따로, 빵 배 따로라는 말이 실감 났다. 밥 한 그릇을 다 먹고도 빵이 들어가는 걸 보면 말이다. 빵 구경과 시식을 마치고 스카이로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스카이로드는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의 명물이다. 초대형 아케이드 천장에 LED 영상시설을 설치해 놓고, 미디어 영상을 상영한다. 높이 20m에 설치된 아케이드 스크린은 길이 214m, 폭 13m에 이른다. 저녁이 되면 멋진 미디어 아트를 감상할 수 있다. 

 

3. 독립서점 ‘다다르다’

여행을 다니며 책방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대형서점보다는 주인장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독립서점을 선호하는 편이다. 대전 은행동에 라이프스타일 서점 ‘다다르다’가 있다. 2019년 6월 문을 연 따끈따끈한 독립서점이다. 1층은 카페, 2층은 서점으로 운영한다. 
서점 이름 <다다르다>는 ‘모두 다르다’와 ‘도달하다’라는 중의적인 뜻을 담고 있다. 책을 통해 삶의 다양한 방향을 제시하는 동네 책방이다. 서점 주인 김준태 대표는 다양성이 존중 받는 사회를 꿈꾸며 누군가가 이곳에 다다랐을 때 영감을 받는 장소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가에는 베스트셀러 대신 문학, 문화, 예술, 요리 등 전문 서적이 꽂혀있다. 기분 좋은 커피 향이 온기를 전한다. 서가를 둘러보니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다. 모던하게 꾸며놓은 분위기마저 마음에 쏙 든다.

책을 구입하면 영수증 하단에 김 대표의 서점 일기와 오늘의 텍스트가 인쇄되어 나와 영수증마저 쉽게 버릴 수가 없다. 

 

4. 테미오래

노잼도시로 소문난(?) 대전에 새로운 볼거리가 생겼다. 대흥동에 있는 옛 충청남도지사관사촌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옛 충남도지사공관을 포함한 10동의 관사가 2019년 4월, 복원을 마치고 ‘테미오래’라는 이름으로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곳은 원래 80년 동안 고위공직자들의 주거지로 사용했던 곳이다. 2012년 충남도청이 홍성으로 이전하면서 관사촌은 빈 공간으로 남겨졌고,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일제 강점기 관사촌이 남아있는 유일한 곳이자 당시 관사촌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는 곳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테미오래 라는 이름이 특이하다. ‘테미’는 둥그렇게 테를 둘러쌓은 산성이라는 뜻으로 옛날부터 이어져 온 고유 지명이고, ‘오래’는 골목 안에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이처럼 테미오래는 테미지역의 역사를 나타내면서 ‘테미로 오세요. (Come to Tae-mi)’ 라는 중의적인 뜻을 담고 있다. 근현대역사 전시관, 연극, 문학, 만화, 갤러리, 창작 공간 등 10동의 관사를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5. 테미예술창작센터

테미오래 (옛 충남도지사공관) 뒷마당 문으로 나가면 완만한 언덕길이 이어진다. 그 길을 따라 올라가면 수도산 자락에 대전 테미예술창작센터가 나온다. 폐관된 테미도서관을 리모델링해 2014년 예술공간으로 거듭났다. 

이곳은 대전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작가 레지던스 겸 전시관이다. 지하 1층부터 2층까지 창작스튜디오, 공동작업실, 세미나실, 전시장, 아트 라운지, 휴게실 등으로 구성되며 연중 다양한 전시가 열린다. 올해 하반기 오픈스튜디오는 10월 24일부터 3일간 진행되는데 이 기간에 맞춰 가면 작가들이 작업하는 공간을 구경할 수 있다. 11월에는 입주 작가들의 1년 동안의 성과를 보여주는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다.

전시를 감상하고, 울긋불긋 단풍이 한창인 테미공원까지 한 바퀴 둘러보니 어느새 뉘엿뉘엿 해가 졌다. 테미오래도 그렇고, 테미 예술창작센터도 그렇고, 옛 건물을 보존해 새로운 활력을 담아 시민에게 개방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게 다가왔다.
 
2부에서 계속

 

사진 : 에디터 소장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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