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엄마와 함께 떠난 1박 2일 제주도 힐링 여행 1탄
제주도 여행, 엄마와 함께 떠난 1박 2일 제주도 힐링 여행 1탄
  • 내일뭐하지
  • 승인 2019.06.2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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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제주도 여행 갈래?”
“갑자기 웬 제주도?”
“아니. 평일에 가면 항공권도 싸고, 그냥 겸사겸사”

엄마에게 제주도 여행을 가자고 했다. 엄마와 단둘이 여행을 떠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10년 전쯤 엄마랑 홍콩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엄마는 내가 당연히(?) 홍콩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었나 보다. 결론부터 말하면 엄마는 내가 예약한 숙소도, 내가 선택한 맛집도 탐탁지 않아 했었다. 무더운 날씨 속에 가이드북에 나온 맛집을 찾아가겠다고 같은 골목을 몇 번씩이나 빙빙 도는 나를 보고 참다못한 엄마는 나에게 소리를 질렀고, 이럴 거면 혼자 여행을 다니라고 했다. 그 사건 이후 엄마와 나는 다시는 단둘이 여행을 가지 말자고 다짐했다. 엄마와 딸 사이, 딸과 엄마 사이. 애증의 관계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 나이가 들수록 엄마를 생각하게 되고, 이해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을 보면.

어쨌거나 10년 만에 처음으로 엄마와 1박 2일 제주여행을 시작했다. 이제는 그때보다 철(?)도 들었고, 책에 나온 맛집을 찾기 위해 같은 골목을 30분 동안이나 길을 헤매는 일은 없을 테니. 

 

01. 달도 머물러 간다는 월정리 바다

제주공항에서 동쪽으로 한 시간을 달렸다. 제주도 여행 첫 번째 목적지는 월정리. 엄마에게 월정리 바다를 보여주고 싶었다. 월정리의 지명은 '달이 머문다'는 뜻이다. 마을 이름만큼이나 풍경도 예쁘다. 지금은 카페와 식당이 곳곳에 생기면서 관광지 분위기가 나지만 5-6년 전만 해도 조용한 마을이었다. 상업적으로 변한 모습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월정리 바다는 여전히 아름답다. 파란 잉크를 바다에 쏟아놓은 듯 에메랄드빛 그라데이션이 펼쳐진다.

바다를 마주 보고 놓인 꼬마 의자는 월정리 해변의 인기 포토존이다. “엄마, 거기 좀 앉아봐~” 어렸을 땐 엄마가 내 사진을 찍어줬는데 이제는 내가 엄마 사진을 찍는다. 마음에 드는 카페에 들어가 차 한 잔을 마시며 제주도 여행 워밍업을 했다.

 

TIP. 여름이면 월정리에서 물놀이와 서핑을 즐길 수 있다. 

 

02. 이런 게 바로 힐링이지! 비자림 산책

“어머나~세상에! 여기 정말 좋다!” 엄마의 리액션에는 늘 반쯤 오버가 섞여 있지만 이곳에서만큼은 순도 100% 진심이었다. 엄마는 확실히 비자림에 반했다. 비자림은 500~800년 된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우거진 숲이다. 매표를 하고 들어가니 때마침 해설사와 함께하는 숲 탐방 시작 시간이었다.

굿 타이밍! 탐방 해설에 참가한 사람은 엄마와 나, 두 명 뿐이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비자림을 한 바퀴 둘러봤다. 비자림은 단일 수종으로는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비자나무 잎사귀를 보면 한자 아닐 비(非)처럼 생겼다. 그래서 이름이 비자나무 인가보다. 비자림에 간다면 새천년 비자나무를 놓치지 말 것! 키 14m, 둘레 6m 수령 820년 이상으로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비자나무다. 비자림을 걷다 보니 마음이 한결 차분해졌다. 힐링이 뭐 별건가 싶다. 이렇게 엄마랑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힐링이다. 엄마가 비자림을 좋아하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TIP. 비자림 산책코스는 40분이 걸리는 짧은 코스와 1시간 20분 정도가 걸리는 긴 코스가 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긴 코스를 추천한다. 대부분 평지로 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비자림을 산책할 수 있다. 

 

3. 엄마도 핫플을 좋아해

여행에서 놓칠 수 없는 재미가 바로 먹는 재미다. 비자림 산책을 했더니 스믈스믈 허기가 몰려왔다. 눈에 보이는 아무 식당에 갈 수도 있었지만 이번 여행에서만큼은 한 끼를 먹더라도 예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었다. 재빠르게 SNS를 검색해 비자림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식당 하나를 찾았다. 제주 돌문어 솥밥을 파는 식당이었다. 아기자기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물론 음식도 정갈하고 맛있었다. 주부경력 37년차. 우리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남이 해준 밥’이란다.

식사를 마치고 소위말해 요즘 인싸들이 즐겨찾는 카페로 향했다. 꽃과 나무로 둘러싸인 식물원 컨셉의 카페는 엄마 취향에도 잘 맞는 공간이었다. 어디서든 꽃만 보면 사진을 찍는 우리엄마.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휴대폰을 꺼내 꽃 사진을 찍었다. 인싸들의 핫플. 20-30대가 주요 타깃이겠지만 우리 엄마도 이런 공간을 너무 좋아 하시더라.

 

 

4. 탁 트인 풍경을 마주하다, 제주레일바이크

“부모님 더 늙기 전에 같이 많이 다녀~” 선배 언니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맞는 말이다. 우리 엄마도 이제 60대다. 인생 60부터라지만 언제까지 쌩쌩하게 다닐 수만은 없는 노릇이니 엄마랑 더 많이 다녀야겠다. 밥도 먹고, 커피도 마셨으니 소화를 시킬 겸 움직여 볼까? 제주레일바이크로 향했다. 레일바이크를 타고 용눈이오름, 다랑쉬오름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힘들여 페달을 밟지 않고 자동으로 전진하니 그것 참 신기하구나. 엄마와 나는 레일바이크에 나란히 앉아 제주의 풍경을 구경했다. 흐린 날씨가 살짝 아쉬웠지만 탁 트인 풍경도, 두 볼을 스치는 바람도 좋았다. “여기 외할머니 모시고 오면 좋겠다.” 엄마도 엄마 생각이 났나보다. 좋은 것을 보면 가족 생각이 다음엔 외할머니도 함께 가야겠다. 외할머니, 엄마, 나. 3대가 함께하는 모녀여행도 괜찮을 것 같다.

 

 

5. 빛으로 만든 예술, 제주 빛의 벙커 

제주도에 가면 꼭 한 번 보고 싶은 전시가 있었다. ‘빛의 벙커’가 바로 그 주인공. 과거 통신시설 벙커로 사용되다 방치된 장소가 빛과 음악이 흐르는 전시관으로 바뀌었다. 올해 서거 100주년을 맞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 750여점을 포함해 에곤 쉴레와 훈데르트바서 등의 작품을 영상으로 구현했다. 수십대의 빔 프로젝터와 스피커를 통해 선보이는 미디어 아트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벽과 바닥을 수놓는 작품에 압도당하는 느낌이랄까.

예술은 세대와 장소를 뛰어넘는다는 말이 실감났다. “엄마! 전시 어땠어?” “이런 전시는 처음보네. 정말 짱이었어!”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랴. 엄마가 인정한 짱 (최고 멋진) 전시다. 가끔 엄마랑 같이 문화생활을 즐기러 다녀야겠다. 엄마도 전시회를 좋아한다는 걸 왜 이제야 알게 된걸까. 

TIP. 클림트 전시가 끝나면 훈데르트바서의 전시가 이어진다. 상영시간은 클림트 30분, 훈데르트바서 10분.

 

엄마와 함께 떠난 제주도 1박 2일 힐링 여행기. 2탄에서 계속.

사진 : 에디터 소장사진

내일뭐하지 박은하 여행작가

 

엄마랑 함께 떠난 제주 1박 2일 여행기 2탄(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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