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다니며 돈 벌어?" 디지털노마드 일러스트레이터의 작업기
"해외여행 다니며 돈 벌어?" 디지털노마드 일러스트레이터의 작업기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8.11.23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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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축제 정보 전문 매거진 내일뭐하지가 준비한 인터뷰 '여행지에서 생긴 일' - 김용오 님 

국내 여행, 축제 정보 전문 매거진 내일뭐하지가 준비한 인터뷰 '여행지에서 생긴 일' - 김용오 님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행 다니면서 돈도 벌다니 좋겠다.” 바로 ‘디지털 노마드’의 삶입니다. 디지털 노마드란 세계 각지를 일터로 삼으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이런 삶을 꿈꿔보셨을 텐데요.
오늘은 지구 한 바퀴를 돌며 세계 곳곳의 풍경들을 한 폭의 그림에 담는 일러스트레이터 김용오 님을 만나보았습니다. 1년째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김용오 님. 여행지에서 생긴 에피소드부터 일러스트 작업기, 디지털 노마드로서의 현실적인 조언까지! 지금 바로 만나볼까요?

 

Q. 안녕하세요, 김용오 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프리랜서로 일러스트레이션과 영상작업을 하다가 지금은 세계여행을 하고 있는 김용오라고 합니다. 에세이 ‘인디아go! 인디아’와 ‘다른 그림 찾기’라는 책을 출간했었고 2회의 개인전 경력이 있습니다. 여행을 한지는 1년이 조금 넘었구요. 현재 글로벌 아티스트 에이전시 Core Artist의 소속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지를 돌며 디지털 노마드로 살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김용오 님

Q. 블로그를 보니 직접 작업하신 다양한 일러스트 작품들이 돋보여요. 현재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여행을 즐기며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살고 계시는데요. 디지털 노마드 삶을 선택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10여 년 전, 군대에서 전역한 후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으로 1년 동안 여행을 다녀왔어요. 그때가 여행에 본격적으로 빠져들고, 많은 세계여행자들을 만났던 시초였죠.
하지만 제가 만난 세계여행자들은 대부분 버짓트래블러(적은 예산을 아껴가며 여행을 이어가는 사람들)였어요. 멋있다고 생각했지만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예산이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매 순간 아껴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았죠.

여행을 더욱 여행답게 즐기기 위해 선택한 디지털 노마드

예를 들어 세계여행 중 파리에 방문했는데 그곳이 너무나 맘에 들고, 가고 싶은 식당이 있지만 한정된 버짓 때문에 체류기간을 줄이고 즐기고 싶던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면 어떨까요? 너무나 우울할 것 같았어요. 여행의 소중한 시간과 시절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고, 이 시간을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보내려면 현실적으로 돈을 비롯하여 많은 요건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여행과 일을 병행하며 버짓을 만들고, 작품을 통해 커리어도 쌓고 싶었어요. 제가 원하는 여행을 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그것으로 온전히 여행 경비를 창출한다는 것 자체가 여행과 작업에 있어서도 원동력이 될 것 같았거든요.

크로아티아 여행 중

Q. 지금까지 가본 여행지 중 기억에 남는 곳은 어디인가요? 에피소드도 함께 들려주세요.
지난 2월 오로라 헌팅을 목표로 아이슬란드 링로드 일주 일정을 다녀왔어요. 중간에 Black Sea에서 날린 드론이 갑자기 몰려온 강풍 때문에 귀환하지 못할 뻔했고, 북부에서는 눈보라 때문에 도로가 얼어붙어 몇 일간 발이 묶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운 좋게도 오로라를 여러 번 볼 수 있었던 여행이었어요. 아름다우면서도 짜릿했죠.

많은 고생도 했지만 아름다운 오로라를 여러번 만났던 아이슬란드 여행

또, 아일랜드 더블린도 기억에 남아요. 10여 년 전 태국 배낭 여행을 했을 때 카오산로드의 스트리트 바에서 알게 된 ‘przem’과 ‘les’라는 아이리쉬 친구들이 있어요. 두 사람은 지금 부부에요. 올해가 되어서야 그 친구들이 살고 있는 더블린에 가게 되었어요. 그들의 집에 머물며 두 친구가 일하는 주중에는 근교도시를 혼자 여행했고, 주말에는 두 사람과 그들의 친구들과 함께 파티와 공연을 즐겼어요. 유럽의 다른 도시에서도 클럽, 파티, 공연 등을 많이 다녔지만 더블린은 그 중에서도 가장 음악이 좋았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던 여행지여서 기억에 더 많이 남아요.

좋은 친구들, 좋은 음악과 함께 보낸 아일랜드 더블린의 추억

Q. 여행지에서 일러스트 작업을 어떻게 하시는지,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저는 해외여행을 하면서 되도록 자료 수집(촬영)을 최대한 많이 하고 때때론 작업노트에 간단하게 메모도 하려고 해요. 또,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을 캐릭터로 재해석하거나 여행지(공간)에 대해 판타지를 부여하며 작품을 구상하기도 하죠. 이렇게 일러스트 작업의 설정을 다 하고 난 후 스케치를 시작합니다. 주변에 스캐너가 있다면 스캔을 하고, 아니라면 카메라로 스케치를 촬영한 뒤 디지털 작업으로 마무리하는 방식이에요.

김용오 님의 일러스트 작업 과정

Q. 지금껏 작업하셨던 일러스트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을 몇 점만 소개해주세요!

굿바이 모스크바(2018)

모스크바에서 만났던 그녀. 모스크바를 떠나며 그린 작품이에요.

사그라다 파밀리아(2018)

바르셀로나에서 제일 좋았던 곳. 유럽에서 제일 좋았던 성당입니다.
 

파리지앵 1(2018)

파리는 서유럽의 도시 중 가장 오래 체류했던 곳이고 그만큼 좋아하기도 한 도시인데요. 여행 중 파리지앵에 대한 작업을 시리즈로 작업하게 되었고 그 중 제일 맘에 드는 녀석입니다.

Paris(2018)

파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너무나 전형적인 공간이지만 맨 처음 에펠을 보았을 땐 넋을 놓고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바라보았었네요. 

모나리자(2018)

모나리자는 작품자체를 관람하는 것보다 기념사진을 찍는 인파를 관찰하는 게 더 재밌었던 것 같아요.

카파도키아(2018)

카파도키아에 대한 그림인데요. 카파도키아를 방문했을 때 했던 하이킹이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그려보게 되었습니다.

히말라야 트레커스(2018)

10년 전 히말라야 트레킹 했을 때 작업한 그림을 책 출간 때문에 다시 그린 그림인데 개인적으로 애착이 많이 갑니다. 제 여행에 보탬이 되고 있어요.

pyramid & dead kings(2018)

카이로 기자 피라미드에 갔을 때, 한 무리의 백인 노인 단체 관광객들을 본 후 그린 그림입니다.


Q. 일러스트 작업을 할 때에는 보통 어디에서 어떻게 영감을 얻으시나요?
영감이라기보단 그 나라나 도시의 특성을 가진 사람들을 관찰하거나 저라는 인물을 캐릭터로 만든 후, 경험한 것들을 함께 그림으로 풀어내요. 여행을 하다 보면 특이한 순간이나 상황을 마주하게 될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런 것들도 작업의 소재로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여행에서 마주치는 특별한 순간들이 일러스트의 주 소재

Q. 세계여행을 즐기다 보면 많은 내공도 쌓일 것 같아요. 김용오님만의 현지 적응 방법이 있다면요?
저는 해외여행을 할 때 그 도시의 역사나 특성에 대해서 알기 위해 조금이나마 조사나 공부를 해가는 편이에요. 여행도 아는 만큼 보이는 거잖아요. 예를 들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같은 나라는 역사를 모르면 단순히 “와! 물가가 정말 싸구나?“ “그런데 정말 볼 것도 별로 없고 할게 없구나.” 라고만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세계 1차대전의 발발 원인, 보스니아 내전의 역사와 흔적들 등을 알고 나면 전혀 심심하지 않은 도시거든요.

또 저는 현지인을 만나는 것도 좋지만 그곳에 방문한 다른 외국인 여행자나 한국인 여행자들도 많이 만나요. 외국인 여행자를 만나 코드가 맞고 친해지면, 그들이 사는 도시에 방문했을 때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구요. 또 여행자의 관점에서 제가 좋아하는 면을 이해하는 부분이 있어서 현지인만 만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일 수 있죠.
아! 그리고 대도시에 도착하면 아트스페이스나 갤러리 등이 있는지 파악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현지인을 비롯해 외국인 여행자들과도 친구가 되는 것이 김용오 님의 현지 적응 방법!

Q. 아직 가보지 않은 곳 중 가장 버킷리스트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콩고의 니라공고 화산입니다. 아프리카 여행을 할 때 사실 가장 기대했던 것이 활화산을 두 눈으로 경험하는 것이었어요. 에티오피아의 다나킬은 막상 분화구 앞까지 가보니 너무나 처참하게 생명력이 꺼져가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저 붉은 빛 정도를 띄는 죽어가는 화산의 모습에 열광하며 열심히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지만 저는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 다나킬까지 온 순간이 허무함으로 바뀌어 버리더라구요.
이후 ‘마그마에 대한 꿈을 접어야 하나’ 라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살아 숨쉬는 마그마를 유일하게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 콩고의 니라공고 화산이라는 이야기를 접했죠. 현재는 아프리카 여행을 모두 끝마친 터라 몇 년 내로 꼭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모로코 여행 중

Q. 김용오님이 생각하는 ‘여행의 매력’이란 무엇인가요?
다른 사람의 세계를 방문한다는 점 같습니다. 점점 지구는 평평해지고 있지만 저와 다른 사람, 다른 세계를 경험한다는 건 꽤나 흥미로운 일입니다. 특히나 그런 경험들이 저처럼 디지털노마드의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결과물로 도출되어서 그런지 좋은 재료를 찾는 과정이기도 해요.

여행의 매력은 '다른 사람의 세계를 방문한다는 것'

Q. 마지막으로 ‘디지털 노마드’ 삶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
저를 보며 예술계통에서 일하는 프리랜서 친구들이 자신도 디지털 노마드를 해보겠다곤 했지만 실제 실행한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여행하면서 일을 하고 돈을 벌고 싶어도, 준비가 전혀 안된 상태로 떠난다면 점점 돈은 사라질 것이고 힘들어질 거에요.
디지털 노마드로서의 해외여행은 어떤 한 사람의 꿈일 수도 있지만, 그 꿈을 온전히 이루고 싶다면 자기가 처한 현실을 인정하고 현실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적어도 내가 어떤 방식을 통해 여행 버짓을 벌어들일 수 있는지, 그 계획의 현실성이 어느 정도인지, 그러면서 여행과 맞물릴 수 있는지 등이요. 1년이 지난 지금 여행만 하기에도 벅찬데, 가끔 일이 몰릴 때가 되면 힘들기도 합니다.

현실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매력있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

하지만 이 방식은 확실히 매력이 있어요. 앞서 말했지만 여행과 자신이 하는 일이 서로 유기성을 가지면 여행을 하는데 꽤나 원동력이 되구요. 물론 저도 디지털 노마드로서 세계여행을 모두 끝마친 상태가 아니고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요. 현실적인 계획과 용기만 있다면 도전해보세요!

 

인터뷰 및 사진 제공 : 김용오 님 (블로그 : NOMAD:일러스트레이터 김용오의 세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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