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해라인 따라 떠나는 1박 2일 주말 가족 여행코스_1편
강원도 동해라인 따라 떠나는 1박 2일 주말 가족 여행코스_1편
  • 내일뭐하지
  • 승인 2020.06.0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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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여행의 기술 에브리데이 베케이션 프로젝트 1
강원도 동해라인 따라 떠나는 1박 2일 주말 가족 여행코스

남애항 - 남항진 - 삼교리 동치미막국수 - 씨쏠테이크아웃커피 - 망상제2오토캠핑장 - 망상해변 - 망상레스토랑 피아노 - 공갈타샤

여행 갈 수 있을까. 올해도 가는데 여행 갈 수 있을까. 통장 잔고 없는데 여행 갈 수 있을까. 커피소년의 ‘장가갈 수 있을까’에서 단어만 바꾼다. 경쾌한 멜로디에 우울했던 마음이 조금 풀린다. 

1년에 한 번 작정하고 가는 여름 여행은 올해 불가다. 나의 1년을 갈아 넣는, 한 해의 농사 같은 여행을 못 간다. 미뤄서 겨울은 어떨까. 종식되지 않고 에이즈처럼 갈 거라고도 하던데 그때는 백신이 나올까. 인류의 역사에서 감염병의 시대는 사라지지 않는 걸까. 페스트에 생각이 미치자 암울한 상상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틈틈이 가기로 한다. 지나치게 시간과 돈을 들이지 않고 그때그때, 코로나 블루를 걷어 낼 만큼 정도로만 안전하게. 그래서 물었다. 경포나 안목처럼 사람 많은 바다 말고 한적하고 괜찮은 바다 없어요?
 

에디터 / 여행작가. 전지은

1# 날이 좋아서 : 남애항

조퇴를 급히 쓴다. 초여름 같은 쨍한 햇빛에 바다색이 장난 아닐 것이다. 비가 잦고 날씨가 시시각각 변하는 강릉이라 이런 날에는 나가야 한다. 예전 같으면 눈치 보며 온갖 결재용 문장을 생각했을 텐데 간단히 장소와 시간만 적는다. <목적: 개인 용무, 장소: 남애항> 목적은 개인의 사생활이므로 알리지 않으나, 장소는 틀림없게 적는다. 정직은 감염병 시대에 필수 요소다. 제발 우리 속이지 말아요. 코로나 19가 바꾼 일상의 두 번째, 유연해진 근무 방식이다. 첫 번째는 당연히 마스크 페이스다. 마스크 끼고 서둘러 나간다. 

“남애 가세요. 사람 별로 없어요.”
“네?? 남해요? 너무 멀잖아요. 가까운 데로 알려줘요.”
“그 남해 말고 남, 애, 요. 남애항이라고 있어요. 양양이에요.”

강릉 토박이인 부장님이 추천한 곳으로 간다. 과속에 주의하며 운전한다. 차가 별로 없는 도로를 도시 습관으로 운전해서 그런지 내비게이션이 계속 울려댄다. 사천을 지나니 주문진이다. 그리고는 양양이다. 정말 가깝다. 소박한 항구의 바다는 조용히 반짝이는 중이다. 재화가 빛나는 백화점은 없지만, 사물의 언어가 빛나는 곳에서 산다. 아무도 없어 마스크를 잠시 벗으니 짠 내와 아카시아 향이 훅 들어온다. 폐 속에 여유가 들어찬다. 오전에 카페인 들이키며 몰아쳐서 일한 보람이 있다.

코로나 블루를 바다의 블루로 날린다. 바다가 주는 위로의 파랑에 살 것 같다. 스노클링이 절로 생각나는 바다다. 눈으로 바다를 폭풍 흡입한 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찾아 급히 걷는다. 뜻밖의 외출이라 텀블러를 못 챙겼다. 예쁜 고래가 있는 플라스틱 컵에 우리 집 스투키를 하나 심어야겠다. 코로나 때문에 주야장천으로 인터넷 쇼핑만 했더니 택배 상자가 천장까지 닿을 지경이라 뭐라도 재활용해야 한다. 카페의 오션뷰를 즐길까 하다 실내에 사람이 있어 나온다. 아, 코로나. 덕분에 오랜만에 느리게 걷는다.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프레데리크 그로의 책)’을 즐긴다. 

남애항
강원 양양군 현남면 매바위길 138

남애 2리에 자리한 양양군 1종 어항으로 양양에서 가장 큰 항구이다. 항구 주변 바위섬과 등대, 해수욕장, 방파제 등의 빼어난 경치로 강원도 3대 미항으로 꼽힌다.

 

 

남애항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매바위길 138

상세보기

남애 1리해변 & 남애 3리해변
강원 양양군 현남면 남애리 70-10

남애 1리 해변인지 3리 해변인지 확실하지 않다. 아니면 둘 다 들렀거나. 가는 길에 사막 같은 바다가 보여 잠시 멈췄을 뿐이다. 바다는 층이 겹겹이 쌓여 있고 모래사장은 바람의 흔적으로 물결이 인다. 사막의 오아시스 느낌이다.

 

 

 

남애1리해수욕장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남애1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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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애3리해수욕장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남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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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차박을 꿈꾸며 좋아서 : 남항진해변, 삼교리 동치미 막국수


남항진해변 
강원 강릉시 공항길127번길 67

남항진은 강릉시 동쪽 남대천 하구의 섬석천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위치한 포구이다. 강원도의 한적한 해수욕장을 검색하면 남항진해변이 들어갈 만큼 아는 사람만 오는 간이 해수욕장으로, 캠핑할 수 있는 솔밭도 생겼다. 커피 거리로 유명한 강릉항과 방파제를 하나 두고 있고, 공항 근처에 있어 밤에는 유도 등으로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해변이다.

날씨가 좋으면 게으른 나라도 꿈틀한다. 가만있을 수가 없다. 적당히 가까운 곳에 바다들(!)이 있기 때문이다. 입맛 따라 기분 따라 바다를 고른다고나 할까. 엊그제 들은 남항진(엄밀히 말해 닭볶음탕 얘기였다)이 생각났다. 엄청 가까운 곳인데 아직이다. 차로 8분, 무조건 간다. 직장 동료인 요미에게 선물 받은 콜드브루 원액(심지어 직접 내린 것)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든다. 아끼고 아껴둔 컵을 꺼내 담는다. 벌써 마음이 시원해진다. 

 

 

예상대로 한적한 동네 바닷가 느낌이다. 텐트가 눈에 띈다. 아무래도 텐트를 마련할까 싶다. 거창하게 커서 치기 힘든 텐트 말고 작은 오토 텐트라도. 훌쩍 집에서 나와 몇 시간이라도 텐트 치고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다. 걸어가는데 차 트렁크가 열려 있다. 저래도 되나, 걱정하는데 그 안에 사람이 있다. 다리를 쭉 뻗고 앉아서 치킨 먹으며 바다를 보고 있다. 차박이 유행이라더니 신세계다. 엄청 부럽다. 이제 텐트보다 SUV가 탐난다. 누가 캠핑카 샀다던데 얼마지. 아, 360개월 할부로 산댔지.

남항진해변

강원도 강릉시 남항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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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교리 동치미 막국수 
강원 강릉시 공항길127번길 42
033-653-0993

운영시간 : 10:00~20:30 / 월요일 휴무
막국수 8,000원 / 회국수 10,000원

호기롭게 ‘러브레터’에 갔다가 대기 16번째길래 그냥 나온다. 역시 오늘은 막국수 느낌이었다며 발길을 돌린다. ‘러브레터’는 평일에 와야겠다. 막국수 집도 웨이팅이나 회전율이 높아 기다릴 만하다. 동치미 회국수를 담백하게 먹고 나오다 카운터에서 엽서를 발견한다. 일러스트 엽서를 파는 막국수 집이라. 대리만족으로 비치 리조트를 그린 엽서를 집는다. 아, 모리셔스에 가고 싶어요.

씨쏠테이크아웃커피

막국수 식당 안에 있는 카페로 엽서는 이 카페에서 파는 것이었다.
시그니처 메뉴인 쑥커피를 못 마신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쑥커피 4,800원 / 아메리카노 2,500원 / 일러스트 엽서 1,000원(일러스트 머그도 판매)

 

삼교리동치미막국수 남항진점

강원도 강릉시 공항길127번길 42 삼교리동치미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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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늘은 흐림 주의보 : 망상 제2오토캠핑장 카라반 1박

“바닷가의 카라반이라 야외에 있고, 1일 1방역 하고 침구도 매일 교체한대. 그리고 평일에 갈 거야. 어때, 너네라면 가겠어?”
안전불감증 아닌 안전과감증인 나는 친구들에게 물었고, 그렇게 걱정이면 침낭을 챙겨가라길래 뿌리는 소독제와 함께 짐을 바리바리 싼다. 비의학적이라는 건 나도 알지만, 심리적으로는 도움이 된다. 안 가기엔 망상 바다와 카라반이 너무 치명적이다. 쨍한 햇빛 아래 옥빛 바다 보며 책 읽고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 듣기. 더운 날의 KF94 마스크 같은 일상엔 산소호흡기가 필요하다. 

망상 제2오토캠핑장 
강원 동해시 동해대로 6220
033-539-3618

푸른 바다와 깨끗한 백사장이 함께하는 바다 캠핑장
카라반: 4인실 평일 비수기 70,000원(6인실 110,000원) / 일반캠핑장: 평일 15,000원
홈페이지 : http://www.campingkorea.or.kr

소풍날 비 오는 일은 의외로 인생에서 흔하다. 그러려니, 선우정아의 노래가 생각날 뿐. 세계의 끝인 마냥 파도가 몰아친다. 언제나 읽고 싶었던, 김연수의 <세계의 끝, 여자친구>가 맥락 없이 떠오른다. 몇 년째 생각만 하는 나는 한결같이 부지런하지 못해 오토캠핑장에 와 있는 거겠지. 캠핑의 즐거움은 만끽하고 싶으나 캠핑의 번거로움과 벌레는 피하고 싶다. 발열 검사를 마친 후 캠핑카에 들어간다. 

여기가 주말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인 거기 맞나. 사진과 달라도 너무 다른 거 아닌가. 비는 그쳤으나 너무 추워 밖에서 책 볼 수 없고, 블루투스스피커는 집에 놓고 왔으며, 카라반은 실망이다. 어떻게 찍어도 보정이 절실한 사진이다. 일찌감치 삼겹살 구워 저녁 먹고 나간다. 위로가 되는 건 흐린 날에도 예쁜 바다다. 어떻게 찍어도 보정이 필요 없는 풍경이다. 인적 없는 바다는 리조트의 프라이빗 비치 느낌이다. 바다의 다림질로 마음이 차츰 펴진다. 

 

 

‘나는 동네에 맛있고 다정한 빵집이 하나 있으면 조금은 세상 견디기가 보드라워진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문장을 읽으며 소보로 앙버터 스콘을 한 입 베어 문다. 영화 <미 비포 유>에서 루이자는 근사한 차 한 잔이면 모든 문제가 풀린다고 했는데 나는 근사한 빵 한 입이면 모든 시름이 없어진다고 말하고 싶다. 행복의 취향은 틀리지 않는다. 오랜만에 읽는 여행책과 맛있는 빵은, 행복을 굽는다. 차츰 밤하늘 아래의 캠핑카가 맘에 든다. 홑겹 이불 같은 캠핑카 안에서 밤의 소리를 듣는다. 

 

망상 제2오토캠핑장

강원도 동해시 망상동 39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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